[오늘의PS] (11.2) 캔자스시티 30년만의 WS 우승!
캔자스시티가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역전승으로 시리즈를 끝냈다. 맷 하비의 호투에 가로막혀 8회까지 0-2로 끌려갔지만, 9회 에릭 호스머가 적시타에 이은 3루에서의 과감한 주루플레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또 한 차례 접어든 연장전에서는 12회초 대타 크리스티안 콜론의 결승타에 힘입어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마지막 득점을 뽑았다. 리드를 잡은 캔자스시티는 12회말 웨이드 데이비스가 등장, 역시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틀 연속 경기 후반에 리드를 빼앗긴 메츠는 하비의 눈부신 피칭이 아쉽게 사라졌다. 수비에서 흔들린 것이 패인. 15년만의 올라온 월드시리즈에서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캔자스시티는 30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 1985년에 이어 팀 역사상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2015 WS 결과
1차전 : NYM 4-5 KC
2차전 : NYM 1-7 KC
3차전 : KC 3-9 NYM
4차전 : KC 5-3 NYM
5차전 : KC 7-2 NYM
최근 10년간 월드시리즈 우승팀
2006 : 세인트루이스 (NL)
2007 : 보스턴 (AL)
2008 : 필라델피아 (NL)
2009 : 양키스 (AL)
2010 : 샌프란시스코 (NL)
2011 : 세인트루이스 (NL)
2012 : 샌프란시스코 (NL)
2013 : 보스턴 (AL)
2014 : 샌프란시스코 (NL)
2015 : 캔자스시티 (AL)
캔자스시티(4승1패) 7-2 메츠(1승4패) 12회
W: 호체이버(2-0 0.00) L: 리드(0-1 6.43)
메츠는 1회말 커티스 그랜더슨의 리드오프 홈런이 나왔다. 그랜더슨은 불리한 볼카운트(0-2)에서 밋밋하게 들어오는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후 두 선발투수는 5회까지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피칭. 볼케스는 추가 실점 없이 경기 중반을 넘어갔다. 맷 하비는 더 완벽했다. 첫 3이닝 동안 주자들의 출루를 허용했지만 모두 실점과 무관했다. 4회와 5회 여섯 개의 아웃카운트는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위력투(고든의 볼넷은 주심의 아쉬운 볼판정이 있었다). 하비가 철옹성 같은 피칭으로 한 점의 리드를 지켜준 메츠는 6회말 추가점을 만들어냈다. 볼넷-안타로 무사 1,2루를 마련했고, 머피의 땅볼 타구는 호스머가 놓쳤다. 타구가 다소 빨랐지만 기록원은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해 호스머에게 실책을 부과했다. 볼케스는 첫 타자 세스페데스를 내야 팝플로 잘 잡았지만, 두다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고 한 점 더 실점했다(0-2). 추가점을 지원받은 하비는 더욱 힘을 냈다. 경기 후반 매서워지는 캔자스시티 타선을 맞아 8회까지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러나 초강력 접착제처럼 끈끈한 캔자스시티가 이렇게 물러설 리 없었다. 9회 호스머의 적시타로 하비를 끌어내렸고, 페레스의 1루 땅볼 때 3루주자 호스머가 홈을 파고들어 동점을 만들었다. 1차전 연장 14회 접전을 치른 두 팀은 또 한 번 연장전에 돌입. 긴 승부는 연장 12회 대타 크리스티안 콜론의 적시타로 승기가 기울었다(3-2). 페레스가 안타로 출루하자 대주자 다이슨을 기용한 것이 의미있는 승부수. 캔자스시티는 에스코바의 적시 2루타, 케인의 3타점 2루타로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웨이드 데이비스는 12회말을 실점 없이 끝내고 올해 월드시리즈를 마무리지었다.
*두 팀에게 아이러니한 입장이 된 5차전이었다. 메츠는 홈에서 시리즈가 끝나지 않길 바랐고, 캔자스시티는 홈에서 시리즈가 계속되지 않길 원했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1승3패로 몰린 43팀이 3연승으로 대역전극을 펼친 것은 11.6%에 해당하는 5번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 기적을 일으킨 마지막 팀이 바로 1985년 캔자스시티였다. 경기 전, 메츠는 절망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지 않았다. 콜린스 감독은 "힘든 상황에 놓인 것은 사실이나, 우리가 아직 죽은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하지만 캔자스시티를 넘어서기엔 단기전에서 더 중요해지는 수비력과 불펜싸움에서 큰 차이를 드러냈다. 특히 오늘만 네 개의 도루를 내준 포수 다노의 도루저지 능력이 뼈아팠다. 데이빗 라이트 역시 3차전을 제외하면 캡틴의 활약을 해내지 못했다. 타선은 37타수4안타(.108)로 시티필드 만원 관중 수가 무색하게 침묵. 세스페데스는 국내 모 팀의 4번타자를 떠올리게 할만큼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월드시리즈 5경기 성적이 .150 .143 .150이었던 세스페데스는, 6회 무사 만루에서 자신의 타구에 무릎 쪽을 맞은 뒤 다음 수비에서 교체됐다). 연장 12회 완전히 백기를 든 메츠는 기적의 역전승을 이룬 여섯 번째 팀이 되는 데 실패했고, WS 일리미네이션 전적은 2승3패로 5할 승률이 무너졌다.
WS 역사상 1승3패를 뒤집은 5팀
1. 1925년 파이어리츠 vs 세너터스
2. 1958년 뉴욕양키스 vs 브레이브스
3. 1968년 디트로이트 vs 세인트루이스
4. 1979년 파이어리츠 vs 볼티모어
5. 1985년 캔자스시티 vs 세인트루이스
메츠 WS 일리미네이션 경기 결과
1973 7차전 : 메츠 2-5 오클랜드
1986 6차전 : 메츠 6-5 보스턴
1986 7차전 : 메츠 8-5 보스턴
2000 5차전 : 메츠 2-4 양키스
2015 5차전 : 메츠 2-7 캔자스시티
*끝맺음이 아쉬웠지만, 하비는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줬다. 8회가 끝낸 후 직접 "더 던지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9회 마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이미 102구를 던진 하비의 구위가 정상일 리 만무했다. 케인을 7구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불행의 씨앗이 됐고, 결국 호스머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책임주자인 호스머가 홈을 밟으면서 9이닝 완봉승이 될 수 있었던 등판은 8이닝 9K 2실점(5안타 2볼넷) 노디시전이 됐다(111구). 비록 이번 월드시리즈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등판에서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오늘 등판을 통해 팀의 에이스가 누구인지 다시 한 번 입증했다. 90마일 중후반대 패스트볼을 던진 뒤 커브-체인지업을 통해 캔자스시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은 것이 주효. 4회에는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이닝을 끝내 시티필드 관중들을 열광에 빠뜨렸다. 메츠 선발투수가 월드시리즈 등판에서 이처럼 한 이닝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은 하비 이전 1973년 월드시리즈 3차전 톰 시버가 있었다(2회와 5회). 당시 시버는 메츠 역대 월드시리즈 한 경기 최다탈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올시즌 팀 삼진률이 ML 최하인 캔자스시티(15.9%)를 상대로 삼진 9개를 잡아낸 투수는 하비가 7번째다. 한편 하비는 정규시즌/포스트시즌 도합 216이닝을 소화함으로써 토미존 복귀 첫 해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가 됐다(2013년 존 래키 215.1이닝/2012년 웨인라이트 213.2이닝).
하비의 PS 등판 내용
디 3 : 5.0이닝 2자책
챔 1 : 7.2이닝 2실점
월 1 : 6.0이닝 3실점
월 5 : 8.0이닝 2실점
*4경기 2승 3.04/1.09/.212
맷 하비의 PS 패스트볼 비중 변화
디 3 : 64.2% (095구 / 61구)
챔 1 : 54.5% (088구 / 48구)
월 1 : 37.5% (080구 / 30구)
월 5 : 48.6% (111구/ 54구)
*정규시즌 60.9%
메츠 선발 WS 한경기 최다탈삼진
1. 톰 시버 (1973 월 3) : 12삼진
2. 맷 하비 (2015 월 5) : 9삼진
2. 알 라이터(2000 월 5) : 9삼진
4. 론 달링 (1986 월 1) : 8삼진
4. 릭 리드 (2000 월 3) : 8삼진
6. 알 라이터(2000 월 7) : 7삼진
로열스전 한경기 9삼진 이상 잡은 투수
1. 카라스코 : 15삼진(9/26) 9삼진(9/15)
2. 몽고메리 : 10삼진(6/24)
2. 이와쿠마 : 10삼진(9/23)
4. 살라자르 : 9삼진(5/6)
4. 클루버 : 9삼진(6/4)
4. 헨드릭스 : 9삼진(9/29)
*볼케스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등판을 6이닝 5K 2실점 1자책(2안타 5볼넷)으로 잘 던졌다(90구). 1차전 때보다 더 좋은 내용의 피칭. 1차전 등판 이후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한 볼케스는, "아버지는 내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때 날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1차전 등판 시 볼케스가 아버지의 소식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는 다소 엇갈렸다. 구단측이 내보낸 소식과 다르게 알시데스 에스코바가 인터뷰에서 "경기 전 나와 이 이야기를 했었다"고 말한 것이 혼란을 줬다. 하지만 볼케스가 경기 전 "만약 아내가 경기 전 내게 이 소식을 알렸다면 1차전 마운드에 올랐을 확신할 수 없었다"고 말해 이에 대해 몰랐었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볼케스는 구위에 반해 제구가 아쉬움을 남겼다. 정규시즌에서도 통산 9이닝당 볼넷 수가 4.3개로 좋지 않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한 술 더 떴다(9이닝당 5.2볼넷). 오늘도 초구 스트라이크 비중이 38%밖에 되지 않는 등 영점이 흔들렸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던진 체인지업 스트라이크 비중이 40%에 불과했다(10구 중 4구 스트라이크). 볼케스는 타선이 9회말 동점을 마련하면서 패전을 모면. 하지만 포스트시즌 원정 등판은 물론, 시티필드 통산 첫 승리 또한 챙기지 못했다.
볼케스 PS 원정 등판 내용
2010 디 1 : 1.2이닝 4실점 [패]
2015 디 3 : 5.2이닝 3실점 [패]
2015 챔 5 : 5.0이닝 5실점 [패]
2015 월 5 : 6.0이닝 1자책
*4경기 3패 6.38
시티필드 등판 내용 (정규시즌 포함)
(2011) 7.0이닝 3실점 [패]
(2012) 5.2이닝 2실점 [패]
(2013) 3.0이닝 6실점 [패]
(2014) 5.0이닝 2실점
(2015) 6.0이닝 1자책
*5경기 3패 4.73
KC 도미니칸공화국 3인방 PS 성적
볼케스 : 5경기 1승2패 3.77/1.26/.184
쿠에토 : 4경기 2승1패 5.40/1.08/.189
벤추라 : 5경기 0승2패 6.43/1.67/.303
*그랜더슨은 득점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메츠 타선에서 오아시스 같은 존재. 대부분 타자들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한 반면, 그랜더슨은 홀로 고군분투했다. 그랜더슨은 1차전, 3차전에 이어 이번 월드시리즈에서만 세 번째 홈런(포스트시즌 통산 9홈런). 돈 클렌데넌과 더불어 메츠 역대 월드시리즈 통산 홈런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참고로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 1위인 메츠 타자는 월드시리즈에서 파워가 실종된 대니얼 머피다(7홈런/마이크 피아자 5홈런). 그랜더슨이 친 3홈런은 모두 영양가도 만점이었다. 1차전은 2-1 리드, 3차전은 4-3 리드, 오늘도 1-0 리드를 안겨줬다. 단일 월드시리즈에서 팀에 리드를 안겨주는 홈런을 세 개 이상 친 선수는 그랜더슨 포함 네 명에 불과하다. 1972년 진 테니스가 4홈런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으며(테니스는 그 해 월드시리즈 MVP) 나머지 두 명은 1926년 베이브 루스와 1928년 루 게릭이다. 메츠 타자의 월드시리즈 리드오프 홈런은 1973년 웨인 개럿, 1986년 레니 다익스트라에 이어 세 번째다.
2000년 이후 WS 리드오프 홈런
1. 데릭 지터 (2000 월 4)
2. 자니 데이먼 (2004 월 4)
3. 더스틴 페드로이아 (2007 월 1)
4. 그레고르 블랑코 (2014 월 2)
5. 알시데스 에스코바 (2015 월 1)
6. 커티스 그랜더슨 (2015 월 5)
이닝별 WS 통산 홈런 순위
1. 4회 : 117홈런
2. 5회 : 108홈런
3. 3회 : 103홈런
3. 7회 : 103홈런
5. 2회 : 97홈런
6. 6회 : 94홈런
7. 1회 : 89홈런 *오늘 1홈런
8. 8회 : 87홈런
9. 9회 : 69홈런
※기록 출처 : ESPN/MLB.com/Elias/BR/팬그래프
※[오늘의 PS] [인사이드PS]를 읽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는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김형준 이창섭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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